11월 마지막은 11월 내내 불편했던 깁스를 푸는 희망이 가득한 날이었다. 한 쪽 손을 못쓰는 건 불편함을 넘어 좌절스러운 나날들이었다.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씨름을 해야하는데 한 쪽 손을 써야만 하는 것, 약 일년동안 꾸준히 아침 러닝을 하고 땀을 흘리는 순간을 포기하고 한 달후를 기약해야 한가는 것이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그렇게 불편함을 감수했던 11월을 지내고, 드디어 깁스를 푸는 마지막날. 앞으로 나아질 내일만을 기대했던 나에게 중족골 골절이라는 또 다른 절망이 찾아왔다.
전날 회식 후 돌아오는 택시에서 발을 접질렀고, 통증이 찾아왔지만 자고 일어나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과는 달리, 붓고 멍들어 걷질 못할 지경이 되어 깁스를 푸는 날 또 다른 깁스를 하게 되었다. 깁스를 풀고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했던 바람이, 정말 머물다가 스쳐지나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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