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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및 기타 잡념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는 글감을 본 후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스쳤다. 수많은 사람들 중, 이번 글에서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할머니에 대해 쓰려고 한다.

 

서른 중반이 넘어가는 나는, 아직 조부모님이 살아 계신다.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대학 입학 전까지 같이 살면서 많은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해 왔다. 나의 할머니는, 권위적인 할아버지 곁에서 평생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고 희생만 하셨다. 직장이 먼 아버지가 새벽같이 출근을 할 때 손수 밥을 차려 주시고, 일터에 나가는 며느리 대신 손주들의 도시락을 챙기며 등하교와 가사노동을 책임지셨다. 아침드라마와, 저녁드라마 시청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셨던 할머니.

 

이런 할머니를 "나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 이라고 꼽은 이유는, 청소년기 할머니께서 돌봐주시면서 내 성격에 많은 부분 영향을 미첬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에서  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와 다른 가족을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행동을 하셨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실 때, 다른 가족이 깰 새라, 냉장고 문, 요리를 하실 때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살살 하셨고, 가족 내 누군가가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재빨리 눈치 채고, 본인 때문에 기분이  상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잘못한게 없음에도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셨었다. 이러한 모습들이 지금의 나의 모습과 꼭 닮아 있다. 매사 조심스럽고, 좋은게 좋은것이라 생각하는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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