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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너는 모른다 - 정이현 너는 모른다 - 정이현 대학교 재학 시절, 과제 때문에 "낭만적 사랑과 사회" 라는 단편 소설을 읽었었다. 이십대 중반임에도 연애는 커녕, 남들 다 한다는 소개팅도 하기 어려웠던 그 때, 막연하게만 가슴 떨리는 연애, 낭만적 사랑을 꿈꾸던 시절에 읽었던 작품이라 그런지, 너무나도 인상 싶었던 작품이었다.(지금은 내용조차 기억이 안나지만... ) 이 작품으로 말미암아 한 때는 정이현 작가의 작품을 찾아서 읽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한동안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우연히 회사 서재에 오래간만에 작가의 작품이 있어 왠지 모르는 끌림에 이 책을 빌려 보았다. 책의 줄거리를 간단히 요약하면 한 단란한 가정의 막내 딸이 실종되고, 실종된 딸을 찾는 과정에 각 가족의 구성원들의 비밀 혹은 모습을 ..
[201909]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 휴가철만 되면 각종 매체에서 "휴가 때 읽기 좋은 책' 이라는 신문기사, 페이스북 포스팅이 쉽게 눈에 띈다. 어찌보면 책을 한권이라도 더 팔게하려는 광고인데도, 순진하고 책 욕심이 많은 나는 언젠간 읽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이러한 글들이 보이는 족족 핸드폰 속 갤러리에 갈무리를 하고 있다. 이 책 역시 이 중 하나였고, 조금은 선선해진 여름의 막바지에 완독을 하였다. 이 책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대학을 막 졸업한 주인공이, 자신이 존경하고, 동경하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 무라이 선생의 설계 사무소에 들어가고, 도쿄 도심의 더위를 피해 간 여름 별장에서 일을 배우고, 누군가를 좋아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소설에 큰 갈등이나, 사건이 없는 지루한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
[201907]김숨 - 국수 최근에 왠지 모르게 단편 소설집을 많이 읽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볍게 읽고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편소설을 찾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노년" 혹은 "늙음" 이 아닐까 싶다. 며느리가 죽음에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막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시부모, 설암에 걸린 계모에게 국수를 끓여주는 주인공, 생전 늙은 어머니가 가고 싶다했던 고향에 모시려는 늙은 딸들, 늙은 시아버지가 꼴도 보기 싫은 며느리 등, 9편의 짧은 소설들에는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우울한 노인들이 등장한다. 늙는다는 것은 매우 슬픈일이다. 나의 어렸을 적 롤모델이었던, 무슨 질문이든 대답을 해주시던 아버지 어머니는, 한 번씩 전화와서 나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컴퓨터 글자는 어떻게 키우는지, 금융..
[201908]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최근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독서를 장려하는 캠페인을 사내 곳곳에서 하고 있다. 아침에는 가끔씩 책을 소개하는 사내 방송이 방영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방송 중 하나에서 이 책을 소개하였다. 방송에서는 직접 작가가 출연하여, "철학" 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였고, 그 설명에 공감을 하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철학이 왜 필요하며,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는 방송과 책의 서두에서 "상황을 정확히 통찰하는 법", "비판적 사고의 핵심", "어젠다를 정한다",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는다" 이렇게 네가지로 정리를 하였다. 평소 복잡한 상황 속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Insight 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저자의 이러한 설명에 빠저들고 이 책을 읽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작가는 50가지의..
[201908] 새벽의 방문자들 불편하고, 부끄럽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이러한 감정이 들어 글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책장을 술술 넘어가는데, 글은 읽는 둥 마는 둥... 불편하고, 부끄러웠던 감정이 든 이유는, 소설 속 남자들이 과거의... 그리고 현재의 나의 모습과 부끄러웠던 인식이 투영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의 잘못된 생각들은 언제부터 이렇게 쌓였을 지.. 곰곰히 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이런 생각의 처음은 내 가족이 아닐까 한다. 2남 중 장남으로, 조부모께 사랑을 독차지 하며 살아왔던 나는 할머니와 어머니 등 여자의 가사노동이 당연시 되는 집안 분위기에서 성장을 하였다. 다그치기만 하는 할아버지, 아버지, 반면에 항상 뭔가 바쁜 할머니, 어머니를 보며 "여자보다 남자가 우월한 지위에 있다" 라는 잘못된 성 역할 인식..
[201908]잊기 좋은 이름 - 김애란 읽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는 산문 혹은 수필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책 속에 듣기 좋은 말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짧막한 글들을 빨리 읽고 책 한권을 끝까지 읽었다는 뿌듯함, 혹은 성취감 때문에.. 혹은 그 책을 쓴 작가를 내가 알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들로 뒤돌아서면 기억나지 않은 산문집, 수필집을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이유들 중에서 이 산문집을 읽은 이유는 좋아하는 소설들의 작가이기 때문에, 그동안 챙겨서 읽어왔던 작가의 글이기 때문에 (나만신경쓰는)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 책은 평소 작가의 끄적거렸던 글들을 나름대로의 분류를 통해 엮은 글(산문) 모음집이다. 작가의 가족이야기, 작가가 다른 작가를 소개하는 이야기, 작가의 작품이 쓰여진..
[201908]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제목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작가가 생각하는 여행의 이유에 대해 서술한 글이다. 이 책을 읽기 전 대화의 희열이란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가 했던 여행과, 여행을 즐기는 방법 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었다. 이 책도 역시 여행의 즐기는 법 혹은 즐겼던 여행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젔을꺼라 생각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영하 작가는 예상과는 달리 여행의 이유에 대해 시종일관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여행의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현재의 나는 책에 쓰여저 있는 "여행은 일상에서 결핍된 어떤 것을 찾아가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면서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려고 간다." 라고 답변을 할 것이다. 나를..
[201907]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의 힘 - 사이토 다카시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의 힘 - 사이토 다카시 읽기 쉬운 책은 과연 좋은 책일까, 좋지 않은 책일까? 평소 생각은 비 문학의 경우 책의 목적은 지식 전달이니,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어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읽기 쉬운 이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야 마땅하지만, 읽은 시간이 아까운 이상한 책이다. 이 책 내용은 세계사를 발전시켰다고, 작가가 생각하는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 라는 키워드를 다섯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세계의 역사에 영향을 끼첬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세계사라는 것이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데, 이 책에서는 "서양" 이라고 통칭하는 나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서..